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제한 15일 만에 공단 입주기업이 해외 바이어로부터 납품계약 파기 및 투자설비 반환을 통보받은 첫 사례가 발생했다고 동아일보는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대화연료펌프의 유동옥 회장(74)이 거래하고 있는 인도의 자동차 부품회사로부터 ‘개성공단을 못 믿겠다. 협력사를 바꿀 테니 투자한 설비를 반납하라’는 내용의 E메일 공문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유 회장은 대화연료펌프와 그 계열사를 통해 2005년부터 개성공단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투자액은 125억 원에 이른다.

메일에는 ‘이제부터는 자동차 부품을 100% 미국에서 사겠다. 일주일 안에 우리가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형을 돌려주든지 금형의 자산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대화연료펌프가 인도 거래처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은 연간 약 700만 달러(약 78억 원)어치로, 유 회장은 매출의 21.7%를 차지하는 수출처와 설비를 함께 잃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이 인도 바이어는 “북한보다 (제품 단가가) 비싸더라도 안정적인 곳과 거래하려 한다”며 “이미 주문한 완제품을 납품하지 못하면 지체상환금을 물어내라”고도 요구했다. 이어 “(남한) 정부에 우리가 받은 피해를 보상해줄 수 있는지도 알아봐 달라”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이미 123개 공단 입주기업 대표 중 절반가량은 (개성공단에서) 마음이 떠났고 거의 도산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철수를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조선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