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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사실 밝혀져도 추가 조사 않겠다는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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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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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록이나 자료가 없어요. (납북자 가족이) 납북 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가져와야지 정부가 다 할수는 없잖아요.”

1956~1957년쯤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에서 꽁치잡이를 하다 다른 선원 4명과 함께 납북된 어인출씨에 관해 묻자 통일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씨가 북한에서 다른 납북자 3명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납북 피해자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10년 만료됐기 때문에 보상뿐 아니라 조사할 법적 근거도 없다”며 “2010년 법률 만료와 동시에 납북자 확인과 피해 보상 문제가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납북 피해자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07~2010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납북 피해 조사는 보상에 관련해서만 하기 때문에 법 시효가 만료된 뒤 추가로 납북 피해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보상은 물론 조사조차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인정하는 517명의 납북자 숫자도 귀환 납북자 등을 통해 계속 추가된 것이다. 어씨처럼 납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는 2004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담판을 벌여 일본인 피랍자와 그 가족을 고향으로 데려갔다. 미국은 포로·실종자 문제를 ‘가장 고통스럽고 슬픈 문제에 관해 정부와 국민 사이의 신뢰를 재확립하는 문제’로 인식한다.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중앙신원확인소 정문에는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You are not forgotten)’는 구호가 붙어 있다.

우리는 역대 두 명의 대통령이 두 차례나 남북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납북자 문제는 의제로 다뤄지지도 않았다. 2007년 제9차 남북적십자회담 때는 “납북은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북한 눈치를 보느라 ‘납북자·국군포로’란 말도 쓰지 못하고, ‘전쟁시기와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정부엔 납북자 전담 부서도 없다. 명백한 납치 범죄 피해자인 납북자를 이산가족에 포함, 통일부 이산가족과에서 담당한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영자 국장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납치한 납북자는 6·25 전쟁의 혼란 속에서 헤어진 이산가족과는 엄연히 다르다”면서 “전담 부서 하나 없는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나마 있던 납북자 명부까지 지난달 14일부터 통일부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일부 납북자 가족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며 항의해 내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납북자 가족은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송환은커녕 생사확인조차 못하면서 기껏해야 이름·납북일자·직업 정도 게재된 납북자 명부를 개인정보 운운하면서 없앤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올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귀환을 위해 현금이나 현물(現物)을 지급하는 서독의 ‘프라이카우프(Freikauf·자유를 사다)’ 방식을 제안했다고 한다. 정부로부터 냉대와 차별을 받아온 납북자 가족은 또 한번 새 정부에 기대했다. 그러나 앞으로 납북 피해자 보상은커녕 조사조차 않겠다는 통일부를 보면서 납북자 가족은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입었다.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가늠하는 기본은 자국민의 생명·안전을 지켜주려는 ‘국가 의지’다. 납치된 국민을 버려두는 나라는 절대 국격 있는 나라가 될 수 없다. 납북자 조사도 시한이 있을 수 없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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