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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전 실종 어부의 진실, 脫北 딸이 밝혔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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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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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잡이 중 사라진 어인출氏, 시신 못찾고 실종 처리됐으나 北에서 재혼해서 살다 사망
"내 고향은 울진… 언니 찾아라" 아버지가 알려준 주소 들고 북한 탈출한 딸이 南가족 찾아
당국 "기록 없다" 납북 불인정… 한국에 실망한 딸, 이민 떠나


지난 1956~1957년쯤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에서 꽁치잡이를 하다 다른 선원 4명과 함께 실종됐던 어인출(납북 당시 32~33세)씨가 북한에 납북(拉北)됐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어씨가 납북 직후 북한에서 동료 선원들과 찍은 사진이 있고 북한에서 이룬 가족사진까지 있지만, 통일부는 다른 증명이 없기 때문에 납북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어씨가 남한에서 낳은 딸 국화(60)씨에 따르면 어씨는 1956~1957년 7월쯤 경북 울진군 죽변항에서 다른 선원 4명과 꽁치잡이 어선을 타고 출항했다. 며칠 후 선원들이 실종된 채 뱃머리가 심하게 파손된 배만 동해 묵호항으로 예인됐다. 선원 5명이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정부는 이들의 실종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1956~1957년쯤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에서 꽁치잡이를 하다가 납북된 어인출씨 등 선원 4명이 북한에서 함께 찍은 사진(위). 뒷줄 왼쪽이 어인출씨(붉은 점선)이며, 나머지 3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북한에서 가정을 꾸린 어인출씨의 가족사진. 사진 맨 오른쪽부터 어인출씨(붉은 점선), 딸, 며느리, 작은아들, 큰아들, 어인출씨 부인 순이다. 어씨의 특이한 큰 귀 모양이 두 사진에서 뚜렷하다. /납북자가족모임 제공


어씨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이라도 찾겠다며 바닷가를 헤매다 병을 얻어 1961년 숨졌다. 혼인신고 전이었던 어씨 부인은 재가(再嫁)했고, 어린 두 딸은 작은아버지 호적에 올랐다. 가족의 삶은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났다. 당국은 실종에 대해 가족에게 설명해주기는커녕 "혹시 저쪽(북한)에서 소식 온 것 없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어씨 소식이 다시 알려진 것은 반세기가 지난 2007년쯤 어씨가 북한에서 낳은 2남 1녀 중 막내딸 순희(가명·38)씨가 탈북한 뒤였다. 순희씨는 한 차례 탈북하려다 붙잡혀 강제북송된 뒤 천신만고 끝에 재탈출에 성공해 아버지 고향 울진에 왔다. 순희씨는 탈북 직후 정부 합동신문 과정에서 "아버지는 동해 인근에서 살았고 1987년쯤 사망했다"고 했다. 어씨는 어린 순희씨를 무릎에 앉히고 남몰래 고향 얘기를 많이 했다. 어씨는 "경북 울진군 북면 ○○리 ○○번지가 고향집 주소이니, 남한에 가면 두 언니를 꼭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 사는 딸 국화씨는 배다른 동생 순희씨를 만나 아버지 소식을 들었다. 국화씨는 "순희네 가족은 아버지가 남한 출신이라 차별과 냉대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 흔적을 더듬던 순희씨는 2008년쯤 통일부에 아버지의 납북을 인정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 납북 보상금도 받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 명예라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언니 국화씨는 "통일부가 증빙자료를 요구해서 아버지가 북한에서 찍은 사진 두 장을 제출했지만, 납북자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했다.

평생 고향을 그리다 숨진 아버지 한(恨)을 풀어주지 못하고, 납북 사실도 인정해주지 않는 한국 정부에 실망한 순희씨는 결국 2010년 초 언니에게 작별인사도 없이 제3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국화씨는 "그동안 왜 나만 아버지가 없는지 물어도 아무도 답해주지 않았다. 아버지란 이름을 불러보는 게 평생 소원이었다. 이제 아버지가 어떻게 납북됐는지라도 국가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통일부·국정원·경찰은 모두 '어씨에 관한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납북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씨는 1974년 호적에서 제적됐는데, 신고자는 어씨 본인으로 돼 있다. 어씨와 함께 납북된 사진 속 선원 3명의 신원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성용 대표는 "자국민이 납북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현재 정부가 인정한 납북자 517명도 상당수가 정부 기록엔 없었으나 탈북한 납북자들의 증언 등으로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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