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측의 대화 제의 나흘만에 첫 반응을 보였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14일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의 범죄적 죄행을 꼬리자르기 하고 내외여론을 오도하며 대결적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교활한 술책"이라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비난했다.

대변인은 "북침핵전쟁 연습과 동족대결모략책동에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한 말한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너무도 철면피한 행위"라면서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북측 반응에 대해 북한이 우리측의 대화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이 우리측에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 우리측의 대화제의에 대해 "교활한 술책"이라고 정면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우리측 대화제의에 대한 첫 반응으로 봐야지,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보긴 이르다는 입장이다.또한 우리측의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려는 제스처로 보고있다.

정부 당국자는 "조평통 대변인의 말들을 살펴보면 북한이 우리측 제의를 거부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오히려 우리측의 더 구체적인 대화제의를 이끌어내려는 제스처"라고 말했다.

이날 조평통 대변인의 기자와의 문답에서도 북한이 우리측 제안을 '거부한다'고 결론짓진 않았다.

표면적으로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를 비난하고 있지만, 행간을 살펴보면 대화자체를 거부했다기 보단 우리측의 대화 제의 태도가 충분치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특히 "대화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표현은 대화제의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남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의지를 표명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조평통이 "대화 여부는 우리측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한 점 역시 우리측의 향후 태도를 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당국자는 북측의 반응이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나 논평 등이 아닌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나온 점을 지적하며 "북한의 공식반응으로 보기에는 형식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때문에 북한이 남북 간 대화 의지를 내부적으론 가지고 있지만, 향후 본격적 대화가 열렸을 때 대화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싸움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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