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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측의 '대미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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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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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국회 대표연설은 최근 부시 행정부의 대북공격에 이의를 제기하는 집권측의 반발로 이해된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측의 합의된 공식견해로 성격규정된 이 연설에서 김 고문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이 발언이… 햇볕정책을 흔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이어서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지난 권위주의 시대에… (미국이) 독재세력의 손을 들어주었던 아픈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김 고문 연설 정도의 대미인식과 한반도 정세관은 충분히 나올 법한 많은 시각들 중 하나라는 점에선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한·미관계에 이상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야당도 아닌 집권당이, 그것도 당의 공식견해로 미국의 '다른 인식, 다른 정책'에 대해 "과거에 독재편을 들던 당신들…" 하는 식의 튀는 정서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현안해결에 유익할 것인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 오히려 지금 집권당의 사정으로서는 미국과의 동맹외교적 토의와 절충을 앞세워야 하는 시점인데도 말이다.

김 고문은 물론 "북한도 경직된 자세를 버리고…"라고 말함으로써 균형의 장치는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의 미국의 초당적인 대북 강경책에도 '그만한 까닭'이 있으며, "햇볕에 대해 북한이 근본적으로 호응한 것이 뭐냐?"는 미국 지도층의 회의에도 '그만한 근거'가 있다는 점도 김 고문은 아울러 배려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한반도에 신냉전이 오는 것은 누구나 원치 않는 바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오고 있다면 그 원인의 큰몫은 기아선상의 주민참상 속에서 세계여론에 맞서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북한의 처신에 있는 것이지, 그것을 그러지 말라고 요구하는 미국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에 대해 우리도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식 민족공조론'과 '전통적 한·미공조'라는, 두 상충하는 '한반도 프로젝트'가 격돌하고 있는 작금의 결정적인 시점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한·미공조 우선'일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이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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