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가동 잠정 중단 발표


북한이 남·북관계가 전시 상황에 돌입했다고 선언한 직후 남측 시민·사회단체에 서한을 발송해 자신들의 입장에 동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정보 당국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일 북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명의로 참여연대 등 남측 16개 시민·사회단체에 서한을 발송해 현재 남북간 긴장 국면이 한국과 미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과 30일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을 통해 남북 관계가 전시 상황에 돌입했다고 선언한 직후 팩스를 이용해 이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을 수신한 남측 민화협 관계자는 "북한이 특별 성명을 발표한 직후 그 내용을 팩스로 보내왔다"며 "그 내용을 통일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 서한에서 남측 시민·사회단체들에게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북한 측의 일방적인 요청에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우리는 남북간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지 북한의 무력시위에 동조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며 "팩스 내용은 북측의 일방적인 요청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팩스를 보낸 데 대해서는 분명한 항의 의사를 표시하고 우리의 입장을 성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북한은 남북 정부간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마다 북측 민간단체를 앞세워 남측 민간단체를 설득하는 활동을 해왔다"며 "'남남 갈등'을 유발해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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