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무교동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 모인 개성공단입주 관계자들이 착찹한 분위기속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2004년 처음 조성된 이래 한 번도 공장이 선 적이 없었던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북한이 8일 근로자 전원 철수 방침을 통보하며 9일 북한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우리나라가 입는 직·간접적 손실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이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9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절대로 개성공단 사업을 철수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완전히 문을 닫게 되면 가장 먼저 입주기업들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입주기업 대표들은 “사업 중단에 따른 명확한 피해 금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전문가로 꼽히는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공단 조성에 투자된 비용 1조원을 포함해 123개 입주 기업의 피해, 입주기업 협력업체의 동반 부도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면 절대적인 손실 규모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한반도 안보 위험 증가로 인한 국가 신용 하락과 자본 유출 등 간접적인 손실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가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 조선일보 DB.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는 123개 기업이 입주해있고, 지난해 생산액은 4억695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4년 개성공단이 가동된 이후 누적 제품 생산액은 20억달러(약 2조2350원)에 이른다.

개성공단은 김대중 정부 시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에게 공단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 8월 당시 현대그룹과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6600만㎡(약 2000만평) 규모로 공단을 개발하기로 합의했고, 2003년 6월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개성공단산(産) 제품이 처음 생산된 것은 2004년 12월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이때 리빙아트가 ‘통일냄비’ 1000세트를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10월 시범단지에 입주한 23개 기업이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2009년 처음 100개를 넘은 후 2011년 123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며 북한은 개성공단을 우리 측을 압박하는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 카드를 들이밀며 위협했지만, 지금까지 개성공단이 폐쇄된 적은 없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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