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업체서 거래 중단 통고도

"우리에겐 사형선고와 같다."

북한이 8일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를 발표하자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공황(恐慌) 상태에 빠졌다. 한 업체 대표는 "북한의 발표 직후부터 거래처마다 전화를 걸어와 '우리 물건 납품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는 등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임원진도 이날 밤 충격 속에 서울 무교동 협회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 유지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 자체를 피하려고 했다. 유 부회장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입주 업체들엔 원청업체의 거래 중단 통고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이미 발주한 주문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발주는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자동차 부품인 충격 방지용 우레탄을 생산하는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거래를 계속하려면 공장을 동남아로 이전하라'고 통보해왔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북한 당국자들은 개성공단을 정치적 카드로 써도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계약과 신뢰가 최우선인 우리 입장에선 생명선을 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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