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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성공단 폐쇄로 몰고 있는 건 북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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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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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김양건 대남비서는 8일 발표한 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며 "개성공단 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공단의 존폐(存廢)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이 9년 만에 존립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 책임이다. 북한은 지난 3일부터 일방적으로 우리 측 인력과 물자의 개성공단 진입을 막아 버렸다. 북한이 연일 떠들고 있는 전쟁 위협에도 한·미가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아무 상관도 없는 개성공단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최고 존엄(김일성-정일-정은 3대)을 모독했다"는 이유를 갖다 붙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누구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를 전후해 그들을 거론한 적이 없다. 우스운 것은 걸핏하면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 차마 입으로 옮길 수도 없는 온갖 욕설을 퍼부어 대는 그들이 '존엄' 운운하며 자기네 수령한텐 단 한 마디도 해선 안 된다고 나오는 태도다.

김양건은 이날 "사태가 어떻게 번져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또다시 덮어씌우기 수법을 들고 나왔다. 북한이 엿새째 원자재·식료품·가스·석유 등의 공단 반입을 막으면서 입주 업체 123개 중 14개 회사가 조업을 중단했고, 다른 업체도 조만간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태로 몰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9년간 남북 경협의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것이 미래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 아래 북의 온갖 도발에도 개성공단을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의 이런 노력을 보고 개성공단이 마치 대한민국의 급소(急所)라도 되는 양 착각한 모양이다.

개성공단의 9년간 생산액은 20억달러 정도다. 우리 경제 규모에서 개성공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북한 입장에선 결코 적지 않은 돈인 연간 8000만~9000만달러를 개성공단에서 현금으로 받아갔다. 북한 근로자 5만4000여명이 개성공단에 취업해 있고, 그 가족 등 30만 가까운 북한 주민들이 생계를 개성공단에 기대고 있다. 북한이 이날 공단 잠정 폐쇄 발표에 앞서 김양건을 현지로 보낸 데는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한 뜻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남쪽 기업들은 목줄을 개성공단에 걸고 있으니 개성공단을 언제든 제 맘대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걸로 여긴다면 큰 착각이다. 이미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에 대한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국내외 바이어들은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상에 어떤 구매자(購買者)가 북한의 정치적 심술에 따라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기업에 주문을 하겠는가. 개성공단 사태가 더 악화하면 북한이 다음에 공단을 다시 열려고 해도 입주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개성공단을 걸핏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북한 태도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개성공단의 미래는 어둡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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