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입북을 금지하고 현재 체류 중인 근로자들의 남한 귀환만 허용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진입 금지 조치로 인해 개성공단 기업들은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3일 개성공단 관련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이날 아침 정부에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진입을 금지하고 기존 체류 근로자들의 남한 귀환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개성공단의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게 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개성공단 근로자를 비롯한 국민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번 사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남한에서 개성공단 진입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기로 예정된 인원은 484명, 차량은 371대였다. 진입 예정 인원과 차량들은 평소처럼 북한에 진입하기 위해 오전 8시경부터 군사분계선에서 대기했지만 오전 10시가 넘도록 승인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통일부로부터 북한의 진입 금지 통보만 전달받은 채 단 한 명도 군사분계선을 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북한에서 남한으로 귀환한 인원은 17명, 차량은 12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23개 국내 기업이 입주하고 있으며 남한 측 근로자 844명과 외국인 근로자 7명이 체류 중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북한의 이번 진입 금지 조치로 인해 입주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하지 못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대부분 섬유·의류나 시계 등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1차 가공업체들인데 남한으로부터 원자재와 부품 등을 조달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북 금지 조치로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기본적인 식량 문제 등에서도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들은 물과 국 등을 제외한 쌀과 반찬, 기타 부식 등을 모두 남한에서 조달받고 있어 이번 진입 금지 조치로 인해 사실상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게 됐다. 현재 개성공단에 있는 근로자들은 약 한 달 정도를 지낼 만한 분량의 물자를 비축해 둔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조치로 인해 기본적으로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필수 인력의 수송이 막히게 돼 사실상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조속히 진입 금지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경우 결국 현재 개성에 있는 근로자들도 귀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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