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월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에게 서울의 대학내 인공기(인공기·북한국기) 게양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 때문에 “정상회담을 여기서 끝냅시다”라고 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황원탁(황원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20일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주최 강연회에서 얘기해 알려졌다.

◆황 수석 강연내용

김 위원장이 지난 달 14일 ‘오늘 아침에 남측 TV를 보니 (남측)학생들이 대학 교내에 인공기를 걸었다하여 검사들이 관련자를 색출해 사법처리하겠다고 하는 데 이럴 수 있습니까’라고 항의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여기(평양)서 나와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은 서로 믿고 존중한다는 것 아니냐. 지금 남측 수행원들 모두가 태극기(배지)를 달고 있으나 우리가 시비걸지 않고 있다. 그만 돌아가십시오. 열렬한 환영도 받으셨으니 오늘 하루 쉬시고 바로 돌아가십시오. 듣자니 이번 정상회담은 만나는 데 의의가 있다는 데 이렇게 만났으니 돌아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김 대통령에게 정중히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남측 수행원 모두 당황했다. 김 대통령은 상황을 물었고 수행원들은 ‘보고받지 못했으며, TV를 보지못해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김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적어도 정상회담 기간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황 수석 사후 해명

얘기가 사실보다 더 나갔다. 내 실수다.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돌아가라’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과받겠다’고 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 내가 말을 잘못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여기와서 정상회담하시는 데 이래서 되겠습니까. 선처하십시오’라고 했다.

◆박준영(박준영) 청와대 대변인 설명

김 위원장은 ‘남측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럴 수 있습니까. 김 대통령께서 서울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만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는 데, 오늘은 여기서 끝냅시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돌아가라’고 한 적이 없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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