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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시 '대북경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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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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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닉쉬

/ 미국 의회 조사국 아시아문제 전문위원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의 국정연설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생산·확산한다는 이유로 북한을 이라크·이란과 함께 ‘악(惡)의 축(軸)’으로 묘사했다. 그의 대북 비난은 간단하지만 강력했다. “북한은 국민들을 굶주리게 하면서 미사일과 WMD로 무장된 정권”이라는 것이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며 신속한 행동 의지를 표명한 것도 인상적이다.

으레 그렇듯 미 행정부는 부시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관해 ‘어떠한 정책 변화도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군사 행동이 “임박”하지도 조만간 계획돼 있지도 않고, 북한과의 전쟁 전망은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이번 부시의 연설은 한 가지 주요한 정책 변화를 포함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즉,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서 이제 북한·이라크·이란 등 3국이 테러 조직 ‘알 카에다’와 같은 위치에 자리하게 됐다는 점이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대 테러전쟁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를 위한 정책은 이제 거의 완벽하게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부시가 말한 ‘축(axis)’이란 단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과 분명한 역사적 연계성이 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고 한 것도 소련 붕괴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대북 협상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말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시 연설은 장기적으로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힌, 최근 수년 이래 가장 강한 경고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과의 미사일·재래식 무기 협상 전략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포기하는 대신 어떤 대가를 지급할 것인지,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휴전선 후방으로 물러나고 감축하면 미국(과 한국)도 상응하는 군사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거듭 북한의 후방 배치만을 요구할 뿐이다.

미 행정부는 북한에서 2기의 경수로 건설이 계속되려면 1994년의 ‘제네바 핵 합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시 행정부는 작년 7월 처음으로, 북한이 IAEA의 사찰을 안 받으면 경수로 건설은 중단될 것이며, 사찰은 완공 훨씬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시 연설이 주는 주요 의문은 ‘부시 행정부가 경수로 건설 중단 외에, 장기적으로 어떤 대북 조치에 나설 것이냐’는 것이다. 해답은 없다. 그러나 현재 국무부 차관보인 리처드 아미티지가 이끌었던 연구 그룹이 1999년 3월에 낸 보고서에서 부시가 고려할 수 있는 좀더 강력한 조치들을 엿볼 수는 있다. 당시 이 그룹에는 지금 국방부 부장관인 폴 울포위츠도 참여하고 있었고, 지금의 대북 정책은 이 보고서의 주요 권고사항을 면밀하게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부시 행정부에 북한의 재래식 무기 감축과 IAEA 사찰 수용을 요구하라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나아가, 미국이 북한의 행동에 대해 ‘빨간 선(red line)’을 긋고 북한이 이 선을 넘을 경우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WMD 확산을 저지하는 ‘빨간 선’을 지키는 방법으로, “공해상에서 북한의 미사일 수출을 차단하려는 의지”를 권고했다.

앞으로 미국의 정책은 두 가지 요소에 달려 있다. 하나는 대이라크를 포함한 대테러 전쟁이 올해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미 간의 협조 여부다. 부시의 이번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 성공을 어렵게할 수 있다. 그러나 양국이 북한의 재래식무기 문제나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문제, 대테러전 문제 등에 관한 보다 현실적인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기간에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느냐가 회담 성공 여부를 가르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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