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정말 조건부로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까?

일부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후,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평화적인 우주탐사를 위한 로켓 발사체를 제공할 경우, 김 위원장이 미사일 개발 계획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나라의 언론은 대부분 이를 중요하게 취급했다.

그러나 20일 발표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공동선언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러시아의 한 언론과, 이를 인용보도한 서방언론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동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최근 미국과의 미사일 회담에서 미사일 개발포기 대가로 30억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볼 때, 그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러·북 공동선언에는 표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북한이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해 조건부로 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일부 있다. /이하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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