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 최대의 에너지기업인 엔론사의 파산 및 정경유착 의혹사건에 대해 상세히 전하면서 이번 사건은 '정치적 지진을 동반하고 있는 문제'라고 논평했다.

북한 언론은 이번 엔론사건이 부시 행정부에 커다란 정치적 타격을 가할 지도 모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일 입수한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1.26)는 「새로운 정치추문사건-엔론회사 사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특대형 사건이 또다시 터져나와 커다란 물의가 일어 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파산을 신청한 엔론회사가 거래규정을 위반하고 미국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등이 하나 하나 드러나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민주조선은 엔론사건이 터지면서 부시 행정부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고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형사소송과 전면적인 정책검토를 통해 이 사건을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그러나 엔론회사 사건이 부시와 현 미 행정부 인물들이 관여된 특대형 부정 추문사건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통할 리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조선은 이어 엔론사는 부시 가족과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을 뿐만 아니라 부시 대통령과 엔론사 케네스 레이 회장과는 더욱 긴밀했다며 엔론사는 부시 대통령에게 55만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특히 엔론사건에는 부시 행정부의 현직 각료들까지 연루되는 등 '엔론회사가 정치권과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지적하고 워싱턴 포스트가 '엔론사 사건은 부시를 심히 괴롭힐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의회 등에서 엔론사건 조사를 진행중이며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이 엔론과 관련된 문서들을 파기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주목을 끄는 것은 엔론회사 사건이 `워터게이트', `화이트워터 게이트' 등 미국에서의 정치추문 사건들과 같이 취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민주당은 엔론사건을 `위력한 폭탄'으로 삼고 부시 행정부를 공격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부시 행정부는 민주당도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반격을 가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소식통을 인용, '날이 갈수록 이러한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을 이루는 나라라고 지목한 것을 비난하는 성명에서 '(미국에서) 민주당 행정부 시기에는 볼 수 없었던 심각한 경제불황이 나타나고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 대한 대규모 습격사건이 일어났으며 행정부가 연루된 대형 부정추문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것은 전적으로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대외정책과 정치적 미숙성, 도덕적 부패성에 기인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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