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쟁의 역풍을 받은 한반도'.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일 `2001년 4.4분기 한.미관계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테러전쟁 이후 한반도 안보 상황을 그같이 진단했다.

CSIS는 이 보고서에서 '실제 전쟁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지만 미국의 새로운 군사.외교적 필요성, 한.미 동맹관계, 부시 행정부의 강경발언과 북한의 대응 등으로 한반도의 안보관계가 복잡해졌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테러전쟁은 지난해 11월 중순 남북장관급회담 결렬 등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고, 12월 들어서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모두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측통들은 앞으로 ▲부시행정부내 강경파들의 입김에 의해 아프가니스탄 이후 북한이 불량국가중 하나로 미국의 주목을 받게되고,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남북 양측의 의지에 따라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들의 입김이 완화되는 두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전자의 경우 핵무기 및 생물무기 사찰 요구 등 계속되는 미국의 강경 발언에 직면한 북한이 자신들의 완강함을 과시하기 위해 모종의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고, 두번째 시나리오는 잭 프리처드 국무부 한반도평화회담특사를 비롯 다른 인물이 특사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어떤 경우라도 아프가니스탄 및 다른 지역에서 수행되는 미국의 대테러전쟁의 여파는 앞으로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한.미가 8년만에 재개한 용산기지 이전 협의는 용산기지내 미군 아파트 건설 결정이 촉매로 작용했다'면서 '미국은 아파트 건설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용산기지 이전 협의 재개에 합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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