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을 이루는 나라라고 비난한 것은 사실상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은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1일 보도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 전문이다.

『지난 1월 30일 미국 대통령 부시는 국회에서 한 연두교서라는데서 저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나라들을 테러와 억지로 연관시켜 힘으로 압살하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았다.

부시는 우리나라가 대량살육무기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고 함부로 걸고들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나라들에 대해 미국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나라, `악의 축'을 이루고 있는 나라 등 갖은 악담을 다 쏟아 놓았다.

부시는 계속하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들을 가지고 미국을 위협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만하게 폭언하였다.

집권 초기부터 우리에 대한 망발과 험담만을 일삼아온 부시이지만 그의 이번 망발에는 명백히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

부시 행정부가 들어 앉으면서 다른 나라들과의 마찰이 빈번해지고 국제관계가 전례없이 소란해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민주당 행정부 시기에는 볼 수 없었던 심각한 경제불황이 나타나고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 대한 대규모 습격사건이 일어났으며 행정부가 연루된 대형 부정추문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대외정책과 정치적 미숙성, 도덕적 부패성에 기인된다.

현대 테러공격의 화살이 왜 미국으로만 쏠리고 있으며 왜 부시의 집권시기에 와서 극심해졌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은 모든 화근이 부시 행정부의 무분별한 강권정책에 있다는 것을 그대로 실증해주고 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흑백을 전도하여 자기의 반동적이고 배타적인 정책으로 인하여 산생된 국내외의 모든 비난을 테러의 탓으로 돌리려고 어리석게 시도하고 있다.

더욱이 엄중한 것은 부시가 이번에 우리를 군사적으로 덮쳐보려는 무모한 기도를 드러내놓은 것이다.

근래의 조ㆍ미관계의 역사에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책연설을 통하여 자주적인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이처럼 노골적인 침략위협을 가한적은 없다.

이것은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다.

새해 들어선 연초부터 부시의 입에서 이처럼 험악한 소리가 나오는데 대해 우리는 무심히 지나칠 수 없다.

부시의 망발은 최근 미국이 들고나온 우리와의 대화 재개 제안의 속심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 때문에 현 미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가 만들어 놓았던 대화를 통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의 가능성까지 다 줴버렸는가(저버렸는가) 하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우리를 힘으로 압살할 기도를 공개 표명하고 있는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 경계심을 가지고 취해온 입장이 얼마나 정당하였으며 특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강력한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갖추어 놓은 것이 얼마나 선견지명한 정책이었는가를 다시금 절감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대화와 협상의 가면 마저 벗어 던지고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대하여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주제넘게 줴치기(말하기) 좋아하는 타격의 선택권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웅적 우리 인민군대와 인민은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압살 기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침략자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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