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감염 우려로 북한 항구 도착이 연기됐던 독일 쇠고기가 다음 주초 북한 항구에 들어갈 것이라고 베를린 주재 외교 소식통이 31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독일 정부가 북한의 식량난을 덜기 위해 지원한 2차 선적분 쇠고기중 적절한 광우병 검사를 거치지 않은 쇠고기를 분리해낼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됨에 따라 북한 입항과 하역작업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2차 선적분 쇠고기 6000t 중 바이에른주의 쇠고기 공급회사 `쥐트 플라이쉬'가 납품한 300t의 쇠고기를 가려낼 수 있는 표지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하역 과정에서 문제의 쇠고기를 분리해 폐기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9일 독일 북서부 빌헬름스하펜 항구를 출발, 1월 28일 북한 남포항에 입항할 예정이던 2차 선적분 쇠고기를 실은 선박에 대해 독일 정부는 광우병 감염 우려가 있는 쇠고기를 분리해내는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해상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앞서 독일 언론들은 `쥐트 플라이쉬'가 공급한 3만9500마리분의 쇠고기가 적절한 광우병 검사를 거치지 않아 광우병 감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고 문제의 쇠고기가 스웨덴 및 러시아로 수출됐으며 북한에 지원한 쇠고기에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독일 당국은 아직 선적되지 않은 3차 지원분 쇠고기에서 광우병 감염 우려가 있는 쇠고기를 분리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차 지원분은 입항한뒤 하역 과정에서 `쥐트 플라이쉬'의 쇠고기를 분리해낼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북한에 전달돼 분배가 완료된 1차분 쇠고기에도 문제의 쇠고기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어 북한에 지원된 독일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4월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쇠고기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에 1만8000t의 쇠고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나 그 이후 쇠고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쇠고기 확보에 차질을 빚어 1차 선적분 6000t이 당초 예정보다 늦은 지난해 9월 28일 독일 항구를 떠나 지난해 11월 13일 북한 남포항에 도착했다.

북한에 도착한 1차 선적분이 독일측의 요구대로 어린이, 노약자, 병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독일 정부는 2차 및 3차 지원분 쇠고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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