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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미 '대북조율'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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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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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준
/ 학술원 회원·전 연세대 교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테러에 대한 전쟁수행을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주창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하여 그가 직설적으로 표시한 경고이다. 이는 화해협력을 최우선시하는 한국의 대북정책에 큰 부담이 된다. 이러한 미국의 세계관과 우리의 대북시각간에 전략적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한국외교가 당면한 최대 과제이다.

부시는 반테러 전쟁과 동시에 대량살상무기 방지를 세계전략의 초점으로 부각시켰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을 군사적으로 전복시킨 것은 반테러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 뒤 부시는 테러를 완전 소탕할 때까지 전쟁을 확대할 것을 분명히 했다. 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그는 현재 매일 3000만달러 이상을 소비하는 군비를 그 이상으로 증액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러한 지출은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법치주의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이처럼 애국심과 도덕적 정당성에 호소하여 그는 미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누리고 있다. 과연 그가 이 과제에 성공할지는 그가 국내 경제불황을 신속히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이 교훈은 1991년 그의 부친이 걸프전에서 대승했지만 경제실책으로 인하여 1992년 재선에 실패한 데서 잘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할 점은 부시의 대북관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북한이 이라크 및 이란과 함께 ‘악의 축’에 속한다고 규정한 뒤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도 핵, 미사일 및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 위협은 매우 심각하므로 시급히 대처해야 한다고 한 대목이 걱정된다. 이는 미국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온건노선을 취하는 국무부보다 강경책을 주장하는 국방부와 안보회의(NSC)의 견해가 우세하고 있다는 징조이다.

북한이 이 단호한 미국의 요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 또 다시 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당장에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이 앞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 및 재래식 군사 위협을 방치할 수 없으며 어떠한 벼랑끝 행동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 북한이 위협을 감축해야 할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실 북한은 제네바 핵 합의를 이행하려면 경수로의 핵심부분이 인도되기 전에 과거 핵 활동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또 내년까지 미사일 발사유예를 약속했는데 이것을 계속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경제파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세계 제4대 재래식 병력을 유지할 것인지도 문제시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일이 재확인한 조건없는 남·북 및 미·북 대화에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의문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2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효과적인 조율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도 미국의 범 세계전략과 우리의 대북 국지전략간에 편차가 생겼을 때 한·미 관계가 긴장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은 테러에 대한 전쟁과 대량살상무기의 비확산을 세계전략의 중심과제로 추구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협력을 달성하기 위하여 중단된 대화를 부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동맹국간에도 정책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도 양국은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 다만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에 다소 이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북한에 대하여 공동인식을 정리하여 동일한 메시지를 천명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국내에서 국익을 우선시하는 데 결속하는 합의를 결집해야 한다. 북한의 건설적 호응을 도출하기 위해서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중국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다는 조용한 외교가 어느 때보다도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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