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5일 서울과 평양을 각각 방문하는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은 어떤 일정으로 3박4일을 보낼까? 이에 대해 남·북 적십자는 앞으로 구체적인 체류 일정을 합의해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6일 200명 명단 교환 때 우리 측 구상을 전했으며, 오는 26일 100명 명단 교환이 끝나면 구체적인 일정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의 숙소와 상봉장소

50년 만에 서울 땅을 밟는 북한 이산가족의 숙소로는 1985년 때 북한 방문단이 숙소로 사용한 워커힐 호텔이 유력하다. 한 당국자는 “휴가철이라 대형 호텔이 예약이 잡혀 있어, 이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6월과 작년 12월에 각각 서울을 찾은 평양교예단과 북한 남녀농구선수단도 이곳에서 묵었다. 북한 이산가족 한 사람과 남쪽의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만나는 ‘개별 상봉’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100명 모두 개별상봉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부만 할지는 양측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다. 100명의 이산가족 전체가 남쪽의 가족들과 단체로 상봉하는 장소로는 잠실체육관이나 삼성동 종합전시장(COEX) 컨벤션센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산가족과 보도진 등 1천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 이산가족을 만나러 지방에서 올라오는 남쪽의 가족·친척들의 숙소는 잠실 롯데월드호텔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숙박 비용도 정부가 부담한다. 평양을 방문하는 남한 이산가족들의 숙소로는 역시 1985년 당시 방문단이 묵었던 고려호텔이 유력하다.

◆3박4일 동안 무엇을 하나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상대 지역의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날은 8월 16일과 17일 이틀 정도. 하루는 단체상봉을 하고, 다른 날은 개별상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온 북한 이산가족들의 단체상봉의 경우 만나는 공간이 제한돼 있지만, 가급적 만나기를 원하는 남쪽의 가족들은 다 만나게 해줄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개별상봉 때엔 명단에 없던 사람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또한 남북 적십자사간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다. 개별적으로 남쪽 가족의 집을 방문하거나 고향방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문지를 서울과 평양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평양의 남한 이산가족들도 똑같이 북쪽의 가족·친척들과 단체상봉과 개별상봉을 하겠지만, 서울에서만큼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이산가족들은 서울 일대 관광도 예정돼 있다.

◆왕래수단과 경비

지난 6월 30일 남북 적십자사간의 합의서엔 ‘육로 또는 항공로를 이용해’ 서울과 평양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항공로’는 북측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북한 이산가족들이 항공편으로 서울에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남한 이산가족들의 경우, 비행기를 타기 어려운 사람도 있을 수 있어 육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체류 비용은 그동안 남북한 방문 관례에 따라 초청측이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등 향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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