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돌파구가 열렸음에도 불구, (남북한이) 완전한 통일에 이르는 데는 20~30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 17일자에 실린 회견을 통해 “중요한 것은 통일이 언제 이뤄지느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북한이 전쟁의 위협을 제거,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통일의 목표를 향해 어떻게 함께 노력해 가느냐는 데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보도된 회견의 일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평가=그는 냉정한 이론가로는 보이지 않았고, 예리한 성격의 감수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흥분을 잘하는 사람같이 보일 때도 있었다. 행동은 대단히 유교적이어서 매우 예의바르고, 나를 연장자로 배려해 주었다. 그는 또 남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수용하려 했다. 그러자면 대단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에게 이런 성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대화 상대로서 그에게 큰 신뢰감이 생겼다. 북한 정권에 대한 서방측 비판이 확실하다고 알았으나 김 위원장에 대한 그들 평가는 크게 왜곡됐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리무진 차중 대화=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어떻게 나올지 몰랐다. 우리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거리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에게 정신이 팔려,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드느라 말할 시간이 없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전망=김 대통령은 보수 비판세력들에게 햇볕정책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성과를 빨리 올리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내년 조지 W 부시가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미국이 대북 강경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2003년 초 김 대통령의 후임자는 북한이 ‘반통일분자’라고 부르는 보수 야당총재인 이회창(이회창)씨가 될 것 같다. 야당 정치인들은 최근 이 총재를 변호해주지 않았다고 김 대통령을 ‘친북(친북)’이라고 비난했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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