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왜 자꾸 내 눈시울이 뜨겁노. ”

북한 김일성대학 조주경(69) 교수의 모친 신재순(신재순·88·부산 서구 서대신3동) 할머니는 “내가 생전에 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눈시울을 훔쳤다.

아들이 2살 때 남편을 떠나보내고 청상으로 아들만 보고 살던 신 할머니는 6·25 발발 직후 19세 아들과 생이별을 했다. 집 벽장 안에 숨겼는데 인민군이 찾아와 끌고 간 것. 신 할머니는 “아를 찾아 몇 달을 헤맸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고, ‘하마 올까, 하마 만날까’하다가 벌써 50년이 됐다”고 했다.

신 할머니는 대구 등의 친척 집에서 살다가 20여년 전 부산 서대신3동 내원정사에 공양 보살로 정착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절 집에 사는 동안 신 할머니는 108염주를 놓은 적이 없다. 새벽 3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염불을 외며 부처님께 아들의 건강과 상봉을 빌었다. 그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부산=박주영기자 park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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