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동남아를 순회하며 각 나라에 식량지원을 요청했다고 문화일보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동남아 국가를 돌아다니면서 식량지원을 요청했고, 여러 나라로부터 100만~200만 달러(약 11억6000만원~23억2000만원)씩 소규모 식량지원을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동남아 순회 외교는 지난해 12월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첫 외교 활돋이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싱가포르를 방문했고, 김영일 노동당 국제비서는 4월 중국에 이어 지난 5일부터 라오스·베트남·미얀마 등을 순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방문한 나라 모두가 식량지원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국가가 성의 표시 차원에서 소규모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00만 달러 상당의 식량 원조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정은 체제 확립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자원이 필요한 데다, 올해 심각한 가뭄으로 식량난이 가중될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중국은 지난 2월 이후 6억 위안(1094억원) 상당의 옥수수 22만t을 북한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 식량 사정이 심각한 징후는 없다"면서 대북 식량지원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계속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현재로선 대북 식량지원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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