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행방(行方)을 알 수 없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21일 싱가포르의 한 휴양지 호텔에서 한국인 사업가에 의해 목격됐다고 23일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서울에서 무역업을 하는 사업가 이상철(44)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식품 박람회 참석차 싱가포르에 갔다가 지난 21일 오전 9시 30분쯤 센토사 섬에 있는 호텔 마이클 1층 뷔페식당에서 김정남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늦은 아침 식사 시간이라 식당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 테이블에서 혼자 아침 식사를 하고 있던 김정남씨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며 “김정남이 언론에 소개된 모습대로 수염이 덥수룩한 채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김정남에게 다가가 영어로 ‘김정남씨 아니냐’고 물었더니 김정남은 한국말로 ‘한국에서 오셨어요’라고 답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씨가 옆에 앉아도 되느냐며 말을 건네자 흔쾌해 승낙해 악수까지 했고, 이씨가 먼저 “건강은 괜찮으냐”고 묻자 김정남은 “괜찮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씨는 김정남에게 김정일 유훈을 거론하며 “아버지가 아드님을 각별히 생각하신 것 같다”고 하자 김정남은 “북한으로부터 아버지의 유훈에 대해 공식·비공식적으로 들은 바 없다“며 “하지만 아버지가 그런 말씀 하셨을 것으로 믿는다. 아버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 13일 탈북자 출신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의 이윤걸 소장에 의해 김정일이 지난해 사망하기 두 달쯤 전 측근들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진 ‘10·8 유훈’의 일부가 알려졌다. 40여개 항목으로 된 유훈에는 대·내외정책뿐 아니라 장남인 김정남에 대한 배려도 들어 있다.

김정남은 최근 쏟아지는 북한 소식과 관련해 “탈북자 단체로부터 과장된 내용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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