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살형을 당한 김문성 무역성 부상 겸 대외경제협력추진위 부위원장.

북한 무역성 부상 겸 대외경제협력추진위 부위원장인 김문성(金文成ㆍ57)이 최근 총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말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경제 부문 관료로 평가 받아 온 김문성은 작년 하반기 부패 혐의로 철직(撤職ㆍ면직) 당한 뒤 투옥됐다가 곧 바로 총살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97년 말 김정우 대외경제협력추진위 위원장이 철직당한 이후 이 위원회의 부위원장 겸 서기장으로서 라진ㆍ선봉경제무역지대의 외자 유치 문제 등을 총괄해 왔다.

북한 당국은 또 90년대 들어 시장경제에 관한 이론을 북한에 소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김수용 김일성종합대 경제학과 교수를 해외 강연료 착복 등의 혐의로 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지난 96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라진ㆍ선봉경제무역지대 투자촉진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는 등 이 지대의 외자 유치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남북장관급 회담의 북측 대표단장을 지냈던 전금진(全今振ㆍ69ㆍ일명 전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도 김문성과 비슷한 시기에 해직돼 현재까지 투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측 관계자들은 ‘대남전략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면 된다’고 비공식 채널을 통해 알려 왔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재미ㆍ재일 교포 사회에서 친북 조직 구축 과정에서 자기 사람을 만드는 등의 ‘분파주의’ 과오를 저지른 혐의로 작년 하반기에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전경남(60ㆍ본명 전영근) 노동당 통전부 부부장 겸 해외동포원호위 부위원장은 철직만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같은 대남 라인 숙청과 관련, 한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로 약칭) 위원장이기도 한 김용순을 중심으로 한 대남 라인이 작년 한 해 주한미군 철수와 국보법 철폐 등 거시적인 대남전략을 관철하는데 역량을 집중하지 않고 아태 참사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금강산 사업에만 매달린데 대해 불만스러워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김문성과 김수용 등 대외경제 라인을 숙청한 것은 라진ㆍ선봉경제무역지대의 외자 유치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대외 경제 부문 일꾼들 사이에 만연한, 한국 기업인들을 포함한 외국 기업인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기는 등의 도덕적 해이 현상을 바로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교관 기자 haed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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