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학(敵軍學)이란

북한 인민군은 군사교육의 필수과목 가운데 하나로 「적군학(敵軍學)」을 가르치고 있다. 전쟁에서 「적군」(國軍)은 반드시 패배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논거는 크게 4가지로 간추려진다.

첫째, 「적군에게는 전쟁 주도권이 없다」. 국군에게 전시 작전통제권이 없는 점을 예시한 것이다. 국군에게 전시 작전통제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유사시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미군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돼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둘째, 「적군은 상하일치가 안 된다」. 인민군은 사병에서 하사관을 거쳐 군관(장교)이 되지만 국군은 장교를 별도로 선발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사병생활을 해보지 않은 장교가 사병들의 애로사항을 잘 모르고, 사병들도 그런 장교들을 인정하지 않아 상하간에 인간적인 유대가 없다며 이것이 전쟁에서 패배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셋째, 「적군은 전투력이 약하다」. 인민군에 비해 국군의 복무연한이 상대적으로 짧아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북한은 국군 병사들이 「차렷」과 「열중 쉬엇」을 배울만하면 곧 제대하게 된다고 극단적으로 비하하고 있다.

넷째, 「적군의 군기가 매우 저하돼 있다」. 북한은 국군의 병영 생활 가운데 오래 전에 사라진 구타나 하극상 등 극히 부정적인 사례들을 열거하며 국군의 군기가 엉망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월북한 병사들의 증언이라는 것을 비디오 테이프에 담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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