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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 北이 손 내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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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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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J 아인혼
(Robert J Einhorn)

미·북 관계에 있어서 2000년이 커다란 희망의 해였다면, 2001년은 교착의 한 해였다. 2002년에 이 교착상태가 극복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훨씬 악화될 수도 있다.

교착의 한 원인은, 평양측이 부시 행정부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가능한 최악의 해석을 적용하고서는, 그 바탕 위에서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만나자’는 워싱턴의 대화 제의를 지금까지 거절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가 재래식 무기들도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하자, 북한은 이를 자신들을 일방적으로 무장해제시키려는 노력이라고 비난했다. 어느 미국 고위관리가 대략 6개국이 생물무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자, 북한은 마치 스스로 응징 대상으로 찍힌 것처럼 행동했다.

부시 대통령이 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북한에 대한 사찰을 언급하자, 평양은 이를 미국의 새로운 요구나 암묵적인 협박처럼 취급했다. 미국이 9·11 테러 여파 속에 전세계적인 경계를 발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투입되는 일부 주한미군 군사력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에 전투기들을 보내자, 북한 매체들은 워싱턴이 대테러 전쟁의 차기 단계의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모든 해석에는 미국의 동기를 심각하게 잘못 읽은 부분이 포함돼 있다.

사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포용(engage)하려는 의사를 별로 보이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는 먼저 문제를 야기하고는 나중에 해결책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북한의 과거 전술을 전혀 용인하려 하지 않는다. 또 협상을 하더라도 그 결과를 북한이 정말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적대와 압력 정책을 선택했다고 북한이 결론을 내린다면 오판일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1년간 경수로 사업의 착실한 진전을 지지해 왔고, 25만t의 식량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추가로 10만5000t의 지원을 약속했다. 2002 회계연도 예산에도 중유 제공을 위해 사상 최고액인 9000만달러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포용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런 점들은 북한의 그런 결론과는 모순된다.

부시 행정부는 평양을 다루는 데 있어서 명백히 조심성을 보이고 있지만 (그리고 대테러 전쟁에 몰두하느라 한반도 문제에 기울인 시간과 주의가 줄어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 관리들과 마주 앉아 양국 모두에 유익한 합의들을 만들어낼 태세가 안돼 있다고 믿을 이유는 전혀 없다.

조선일보와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공동 조사 결과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미·북 관계의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들은 미·북간 재포용(re-engagement) 노력이 무한정 지연될 경우, 미국보다는 북한 자신이 더 손해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제 ‘언제든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의 제의에 ‘예스’라고 말할 방도를 찾아야만 한다. 미국에 대해 대화 재개의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싶은 유혹은 억눌러야 한다. 양국간 대화는 북한이 미국에 베푸는 선심이 아니다.

미국 행정부도 의심 많은 정권(북한)의 두려움을 불필요하게 부채질할 발언이나 행동을 피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재포용을 위한 비적대적·비위협적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평양과 워싱턴은 상호 불신으로 신년을 시작하고 있다. 상호불신을 해소할 최선의 방법은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시험해보고 모두에게 유익한 접근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양국 정부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선임연구원·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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