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권오을(권오을) 의원이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친북) 세력이었느냐”고 물은 데 대해 민주당이 강력히 반발, 이날 본회의가 한동안 정회됐다. 그러나 여야는 오후 6시30분쯤 권 의원이 유감 표명을 한 후 대정부질문을 재개했다. ▶관련기사 3·4·5면

권 의원은 오전 질문에서 청와대 남궁진(남궁진) 정무수석이 지난 12일 북한의 이 총재 비난과 관련 ‘한나라당과 이회창(이회창) 총재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정작 놀라운 것은 청와대의 논평으로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 되었느냐. 2박3일 만에 (북한과) 만리장성을 쌓았느냐”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정부는 무엇이 두려워 북한의 눈치를 살피고 있느냐. 약점이라도 잡힌 것이냐”며 “그런 저자세가 북한의 오만한 태도를 불렀고 언론의 입북 거부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비열한 용공 음해를 재연한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자, 이만섭(이만섭) 국회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결의문을 채택, “권 의원의 망언은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의 반통일적이고 냉전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당은 권 의원이 본회의에서 유감을 표명한 후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고, 권 의원은 속개된 본회의에서 “친북세력 표현은 용공세력이란 뜻이 아니었으나 그런 오해가 있었다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남궁 수석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주진우(주진우) 총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오해가 있다면 정말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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