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하는 류우익 장관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열린 정책자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1.12.13 hama@yna.co.kr


외신기자 간담회.."아직 12달 남았다" 인내심 강조

"이번 겨울이 북녘에 너무 춥지 않기를 바란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13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뭔가 훈풍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류 장관이 대북 유연화 조치를 통해 추구하는 대화채널 구축에 북측이 호응해오기를 바란다는 우회적 메시지로 읽혀졌다.

그는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대립과 갈등이 아닌 교류와 협력에 있으며, 이를 통해 남북이 상생 공영하는데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 체제를 흔들거나 붕괴시킬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아직 12척의 배가 남았다'고 말했듯이 저에게는 아직도 12달이 남았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대북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류 장관은 "장관이 정책을 펴나가는 데 있어서 시간 제약을 핑계로 대기에는 긴 시간"이라면서 "그러나 가시적 성과를 위해서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왔노라 말하고 다음 장관에게 넘겨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연화 조치에 대해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원인을 만든 사람들이 풀어야 하지만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런 공간을 마련해주자는 뜻에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 하는 류우익 장관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열린 정책자문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11.12.13 hama@yna.co.kr


그는 "결코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면제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면서 "도발한 쪽에서 분명히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함으로써 향후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진실을 인정하는 용기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면서 "현재로서는 경색국면을 만들어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5ㆍ24조치의 근간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는 "여건을 만드는데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내 희망으로는 이 추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이산가족에게 따듯한 소식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씨 모녀에 대해 "남편 오길남씨와는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같이했고, 신숙자씨 모녀를 안다. 대단히 큰 연민을 갖고 있다"면서 "납북자 송환이라는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주재 외신기자 50여명이 참석했다.

류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에는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정책 기조와 유연화 조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류 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수위를 높인 북한의 대남 비난에 대해 "엄포성 불평을 시작한 것으로, 말의 수위를 보면 비난보다는 불평"이라면서 "인내심을 갖고 여유 있고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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