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고려항공이 도입한 러시아산 항공기 투포레프(Tupolev) 204기/출처=자유아시아방송(RFA)


북한 국적항공사인 고려항공이 만든 페이스북이 이례적으로 쌍방향 소통에 친절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방적인 비난이나 찬양만 쏟아내는 북한의 다른 매체와 달리 이 페이스북 계정은 누리꾼의 질문에 신속·정확하게 답하는가 하면 페이스북 이용 불편에 대한 사과글도 게재하는 등 북한 기관으로선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항공은 ‘정말 북한의 고려항공이 맞느냐. 누가 운영하는 것이냐’ ‘왜 보잉이나 에어버스가 아닌 러시아산 항공기를 고집하느냐’는 질문에 “이 페이지는 고려항공을 대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항공사에는 넓은 항공기보다 러시아산 항공기가 적합하다”는 식으로 상세한 답변을 내놨다.

이 페이스북을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스팸글이 남겨진 데 대해서는 정중히 사과하며 후속조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고려항공은 그러나 ‘북한 사람이냐’ ‘북한 내에서 운영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는다.

또 이 페이스북에는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내용이 종종 공개돼 북한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달 27일에는 ‘(한국의) 대한항공과 고려항공이 공동운항(좌석공유)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는 한국계 추정 누리꾼의 덕담에 “한국 정부가 직항노선을 허용한다면 대한항공과 공동운항 할 것”이라고 했고, 평양순안공항에 세워진 새 터미널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7월15일부터 100% 가동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북한문제 전문가는 “고려항공의 페이스북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며 “북한이 관광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미지의 세계’인 북한 관광을 망설이는 외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 2007년 100명의 방북단 대표가 광주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려항공 항공기 탑승에 앞서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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