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3월 1일 함북 회령 인근의 강변에서 탈북하려다 체포된 11명의 북한 주민이 공개 재판장으로 끌려가고있다./조선일보DB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하루 만에 400명이 넘는 사람을 공개재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회령은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으로, 북한당국은 이곳을 ‘혁명교양의 거점’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 방송은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9일 회령시의 마을마다 공개재판이 열렸다”면서 “이날 하루에만 수백명이 징역형과 노동단련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5시에 열린 공개재판은 1시간 30분 만에 모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법당국에 정통한 소식통은 “재판을 받은 사람은 모두 420여명”이라며 “그 중 절반 정도가 징역형에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노동단련대형에 처해졌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는 북한 여성 37명을 중국에 넘긴 김모씨를 비롯해 모두 3명이 무기징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명은 마약과 휴대전화 사용 등의 죄로 3~15년의 징역을 받았다. 유죄가 확정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족쇄가 채워진 채 끌려가는 삼엄한 분위기였다. 노동단련형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성매매 여성이거나 성폭행범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날 무더기 처벌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일부 회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힘있는 사람은 사형도 면하지만, 힘없는 사람은 전화 한번 했다고 3년형을 내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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