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관계자 "김정일 아무르州 도시 들렀을 수도"
이즈베스티야 "특수부대 출연해 시범 보일 예정"
23일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하루 늦은 24일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보 관계자는 22일 "어제 아무르 주(州)의 부레이 수력발전소를 시찰한 뒤 특별열차를 타고 울란우데 방향으로 출발한 김 위원장이 도중에 아무르 주의 또 다른 도시 스코보로디노에 들렀을 수 있다"면서 "23일 열릴 예정이던 북-러 정상회담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23일 도착한 뒤 하룻밤을 묵고 24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모스크바 경제 일간 베도모스티 등 현지 언론도 자체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회담이 예정보다 하루 늦은 24일 열릴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회담 장소 역시 당초 예상됐던 울란우데 군부대가 아니라 울란우데 인근 지역의 정부 영빈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고 영빈관이 있는 마을에서는 이미 경찰관들이 보안 점검에 나서고 청소가 이루어지는 등 고위 인사를 맞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대표적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도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24일까지 도착해야만 하는 울란우데에서는 폭파사격과 격투기 시범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군관구 소속 제11공정여단에서는 김 위원장을 위해 러시아 특수부대가 시범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공수부대와 정찰수색대 등 두 종류 특수부대가 김 위원장 일행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들은 폭파와 지뢰부설 기술, 장애물 극복, 건물 침투, 격투 체포 등의 시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즈베스티야는 그러나 "김 위원장에게 어떠한 형태의 신무기도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들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는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 송유관의 중국 쪽 지선이 출발하는 곳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작년 9월 스코보로디노에서 헤이룽장성의 석유기지 다칭(大慶)을 잇는 1천㎞ 구간의 송유관을 완공한 뒤 같은 해 11월 시험 가동하고 올 1월 초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월 100만t이 넘는 원유가 이 송유관을 통해 운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스코보로디노를 방문했다면 전날 부레이 발전소에 이어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로 논의되고 있는 북한 경유 가스관 및 송전선 건설 사업과 관련, 한반도에 대한 전력 공급원이 될 수 있는 부레이 발전소에 이어 가스관과 유사한 송유관 시설을 둘러보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