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안전 선행돼야"
내년 3월 판문점 평화행진 등 추진

북한이 최근 한국계 미국인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14. 한국명 이승민)가 제안한 `어린이 평화숲 조성' 등에 대해 `조건부 환영' 입장을 밝힌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조너선의 부친인 이경태(미시시피주 거주)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가 한국전 정전 58주년인 지난달 27일 조너선의 제안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유엔 주재 대표부 참사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북한 당국자는 당시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는 조너선 리의 제안을 숭고한 평화운동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비무장지대(DMZ)에 조성될 `만남의 장'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따라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 그린맨(Go Greenman)'으로 유명한 조너선은 지난해 8월 12~19일 북한을 방문해 간접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판문점 어린이 평화숲'을 조성하자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됐었다.

현재 서울을 방문 중인 조너선은 국회의사당, 주한 미국대사관, 중국대사관 등에서 ▲3월 21일 남북한 어린이환경평화회담 개최 ▲3월 21일 세계어린이 평화의 날 제정 ▲DMZ 어린이 평화숲 조성 등을 주장할 예정이다.

이 씨는 또 "내년 3월 21일 조너선이 판문점을 통해 평화행진을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3월 21일은 봄이 시작되는 날이고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어린이 평화의 날은 조너선의 세계청소년환경연대와 함께 미국의 평화단체인 `루츠 오브 피스(Roots of Peace)와 DMZ포럼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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