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은 4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8주기를 맞아 각각 경기 하남시 창우리 선영과 금강산에서 추모행사를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계열사 사장단, 임직원 등 200여 명과 함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묘소에서 참배하고 나서 고 정몽헌 회장의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현 회장은 추모식을 끝내고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개 의지에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방북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으며, 북한이 미국에서 새 금강산 사업자를 선정한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도 "모르는 일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현대아산 장경작 사장 등 임직원 11명은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강원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방북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금강산에 있는 정 전 회장의 추모비 앞에서 추모행사를 하고 금강산 내 현대아산 소유 시설물 등을 둘러본 뒤 오후 5시께 귀환할 예정이다.

현대아산의 사장급 방북은 2009년 조건식 당시 현대아산 사장이 현정은 회장과 정지이 전무 등과 함께 금강산을 찾은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방북은 북한이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금강산 관광 참여 기업에 `재산정리'를 촉구하고 새 사업자를 물색하는 등의 상황에서 이뤄져 양측 간에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방북단에는 금강산 문제를 담당하는 김영현 관광경협본부장도 포함돼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13일 민관합동협의단의 일원으로 금강산 관련 남북 간 협의에 참여했다.

정부도 현대아산 측에 우리 기업들의 금강산 재산권 문제와 관광 재개 등에 대해 북측과 논의해보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이 금강산을 방문해 추모식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 "그냥 추모하는 형식으로 가는 것일 뿐 별다른 의사를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와 만날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며 "현지에서 이들을 만나게 되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대화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지난달 29일 정 전 회장 추모행사 목적으로 방북을 신청했으며 이달 2일 방북을 승인받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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