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년 가까이 배급을 주지 못하자 김정일과 당국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전문매체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NKSIS) 최근 해외로 출장을 나온 평양 출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평양은 지금 심리적 무정부 상태”라면서 “더는 위엄 있는 정부도, 복종하는 시민도 없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명박 정부 이후 대북지원이 끊기면서 ‘배급의 수도’ 평양이 주민들에게 2년 가까이 배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평양 주민들은 한 달 내내 출근해서 배급을 받느니, 차라리 시장에서 2, 3일 일해 번 돈으로 쌀 사먹는게 더 쉽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에서 주던 배급표는 휴짓조각이 됐고, 화폐개혁의 실패로 월급까지 무의미해지면서 평양 이탈인원이 크게 늘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과거 평양에는 이른바 ‘토대(출신성분)’가 좋은 사람들만 살 수 있었다. 국경지역은 그 반대로 지주 계층이나 평양에서 추방된 사람들이 살았다. 이러한 평양에서 배급이 원활하지 않자, 주민들 사이에 ‘평양에서 추방한다고 협박해도 어딜 가나 돈만 벌면 되지’라는 반발의식이 생겼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당국 간부들까지도 저마다 살 궁리를 하느라 중앙기관이 밀집된 평양은 부패와 비리의 아성이 됐다고도 했다.

소식통은 “평양이 이 정도까지 무너진 까닭에, 김정일은 독재자라고 하기에도 무색할 만큼 초라해졌다”며 “평양주민들은 돈 벌 궁리만 하고 있는데 김정일은 아직 수도건설, 군대지원, 혁명정신과 같은 지시만 해 현실성이 더욱 떨어진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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