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곧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탈퇴한다는 방침을 러시아에 통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러시아는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헌법 제정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헌정 질서 유지 필요성을 역설했으나 미국의 ABM 협정 일방 탈퇴 방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그리스 방문 당시인 지난 7일 부시 대통령한테 미국의 ABM 탈퇴 방침을 전화로 통보를 받은 것으로 미국 언론이 보도했으나 일언반구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고위 관리들도 이에 대한 논평을 요구하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한 채 관망 자세로 일관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날 앞서 부시 대통령이 조만간 ABM 탈퇴 방침을 러시아에 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통고는 빠르면 13일, 늦으면 내년 1월 발표될 것으로 관리들은 전망했다.

ABM 협정상 미-러 양국은 협정 탈퇴 6개월 전에 탈퇴 계획을 상대방에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6개월여 뒤면 1972년 이후 유지돼온 ABM 체제가 해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대다수 미국 우방들은 그동안 미국의 ABM 협정 탈퇴가 핵무기 확충 경쟁을 유발해 세계 안보질서를 뒤흔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