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와 맺고 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서 지금부터 6개월 후 일방적으로 탈퇴하겠다는 방침을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12일 일제히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의사를 이미 전달했으며, 최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러시아 방문에서도 양국간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도 미국이 ABM 협정 탈퇴 결정을 13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BM 협정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협정 탈퇴 6개월 전에 이를 상대방에 통고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소재 시터들 군사학교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지금과는 다른 적을 상대로 작성된 1972년의 ABM 협정을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ABM 협정 탈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은 미국이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제한적이지만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확실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는 하지만 미·러 양국이 동반자로서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