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작년 6월 김용삼 전 철도상(장관급)을 간첩 혐의로, 문일봉 전 재정상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모두 처형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김용삼 처형에 대해 "맞다"고 했고, 문일봉 처형에 대해선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용삼 철도상(1998~2008년)은 2004년 4월 김정일 특별열차를 노린 것으로 알려진 평북 용천역 폭발 사고에 연루된 혐의로 처형됐다. 김용삼이 중국에서 돌아오던 김정일 열차의 용천역 통과 시간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김정일 열차의 동선(動線)은 친위부대와 비서실 외에 철도상만 알 수 있다고 한다.

문일봉 재정상(2000~2008년)은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과 함께 화폐개혁 실패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4월 경제 사령탑이던 박남기를 같은 혐의로 총살했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문일봉은 박남기와 달리 화폐개혁 실무를 담당하지 않았지만 민심이 워낙 나빠 처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 담당) 산하 간부 20여명도 작년 말 횡령 등의 혐의로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 간부들은 무기 수출 대금 중 일부를 빼돌리다 국가안전보위부에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해외 무기수출권을 보유한 군부의 오랜 실세들을 겨냥한 숙청이란 얘기도 들린다"고 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후계 세습과 화폐개혁 실패가 맞물린 작년 초부터 평양에 '숙청 바람'이 불고 있다"며 "김정일이 권력 세습의 걸림돌을 자기 손으로 처리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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