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4일 북한 해주와 개성 지역의 군부대에서 우리 수도권 서북부 일부 지역을 향해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전파를 발사해 일부 지역에서 GPS 수신에 일시적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 소식통은 6일 “지난 4일 서울과 인천, 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기지국에서 GPS 수신에 일시적 장애가 발생한 것은 북측 지역에서 강한 교란 전파가 날아왔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GPS를 활용한 휴대전화 시계가 맞지 않거나 통화 품질이 저하되는 일이 벌어졌다. 북한군은 교란 전파를 5~10분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지난해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처음으로 GPS 교란을 시도했으며, 현재 지난달 28일부터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한·미 연합 연습을 겨냥해 GPS 교란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GPS 교란장비는 2000년대 초반 러시아에서 수입한 것과, 이를 토대로 자체 개량한 두 가지 형(型)이 있다. 북한은 3~4년 전부터 중동지역 국가들에 자체 개발한 GPS 교란장비 판매용 카탈로그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장비는 50~100㎞ 떨어진 범위 내의 GPS 수신을 교란하는 ‘재밍(jamming·전파교란)’ 기능이 있으며, 북한제도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으나 가격은 더 싸다고 한다.

북한군의 GPS 교란장비는 주로 한·미 군의 미국 토마호크 크루즈(순항) 미사일과 국산 크루즈 미사일, 정밀유도폭탄(JDAM)을 겨냥하고 있다. GPS를 교란시키면 대부분의 첨단 무기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GPS 교란에 대비해 미사일·폭탄의 유도장치를 INS(관성항법장치)도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INS만을 사용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군 소식통은 “아직까진 북의 GPS 교란 전파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결국은 군 미사일이나 폭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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