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한 외국의 의약품이 국내에 마구잡이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이런 의약품을 함부로 복용하면 건강에 심각한 해를 입을 수 있으나, 보건당국은 ‘개인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북경에서 한국인 김모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한중서비스(www.krcn.com)’. 식물인간도 깨운다는 ‘이씨오호방’을 11만원을 입금하면 국내에 3~4일 안에 무료 배달한다고 선전한다. 또 간암에 효과가 있다는 항암제 ‘자단교낭’, 중풍 특효약이라는 ‘중풍강’ 등 20여 종도 ‘한방 특효약’이라며 판매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지난 5월 18일 개설한 이래 2700여명이 방문했다. 그런가하면 북경 한양백화점 인터넷 쇼핑몰(www.chinaseoul.com)은 “중국과 북한의 약과 특산품을 국내의 10~50% 값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내세우며 고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식약청은 의약품 불법유통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식약청과 약사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의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구입을 막을 뾰족한 대책은 없다. 김포세관은 급속히 늘어나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의약품 유입을 적발하기 위해 해외 인터넷 상거래업체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수입통관 물품을 신고할 때 이 업체들이 수출한 물품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지만, 어느 정도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인 상태이다.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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