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의 주력 KF-16 전투기가 최신 GPS(위성항법장치) 정밀 유도폭탄인 JDAM(합동직격탄·GBU-31)을 갖추게 됐다. JDAM은 기존 재래식 폭탄에 GPS/INS(관성항법장치) 유도장치와 날개 키트를 장착해 명중률을 크게 높인 것으로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정밀 폭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우리 공군 전투기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F-15K 40여대에만 JDAM이 장착돼 있었다. KF-16 전투기는 유도장치가 없는 재래식 ‘멍텅구리’ 폭탄이나 레이저 유도폭탄 등을 써 왔다. 130여대에 달하는 KF-16 전투기도 JDAM을 장착하게 되면서 우리 공군은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 장사정포, 해안포 등을 정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투기 180여대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에 맞서 북한 해안포를 정밀 공격할 경우 지금까지는 F-15K에만 의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주력 기종인 KF-16을 출동시킬 수 있게 됐다. KF-16 전투기에 JDAM이 장착되면 DMZ 인근 전방 배치된 북한의 170mm 자주포 및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에 대응할 수 있는 억지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공군은 9일 “KF-16 전투기와 JDAM을 연동(連動)하는 소프트웨어(SW)를 자체 개발해 3차에 걸친 실(實)무장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지난 1월 말에 JDAM 운용을 위한 조종사 대상 교육 및 훈련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연동 소프트웨어를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자체 개발했다.

지난 2002년 미국 제작업체는 KF-16 연동 소프트웨어 개발비로 401억원을 제시했으나 공군 군수사령부 예하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가 지난 2008년 독자 개발에 착수, 3년간 97억원의 비용으로 연구·개발에 성공해 304억원의 예산을 절약했다는 것이다.

GBU-31 JDAM는 1발당 가격이 레이저 유도폭탄 등 다른 정밀 유도폭탄이나 미사일에 비해 가격이 싸며 최대 사정거리 27km에 9.6m의 정확도를 갖고 있다. 9.6m의 정확도는 100발의 폭탄을 투하했을 때 목표물을 중심으로 반경 9.6m 이내에 50발이 떨어지고 나머지 50발은 반경 9.6m 밖에 떨어진다는 뜻이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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