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건은 비극"… "核 보유·先軍정치에 정당성 부여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장남 정남(正男·39)씨가 일본 도쿄(東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금 선군(先軍) 정치를 할 때가 아니라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등 북한 정권 비판에 해당하는 말을 많이 했다.

그는 28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연평도 포격에 대해 "(해당 수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 핵보유나 선군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사람들' 속에 김정일 위원장까지 포함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선군정치를 중심으로 한 대외 강경세력이 권력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소리로 해석된다.


김정남은“아버지(김정일)는 (3대)세습에 반대였지만 국가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정남은 2009년 말 북한이 전격 실시한 화폐개혁(디노미네이션)에 대해서도 "실패였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생활이) 향상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선군정치가 아니라)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권력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정권 안정을 위한 조치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세습과 사회주의는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조차 세습은 하지 않았다"면서 "아버지(김정일)도 (처음에는) 반대였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이어 이복동생인 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데 대해 "국가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해한다. 북의 불안정은 주변의 불안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에 대해 "연평도 사건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남(남북)관계를 잘 조정하기 바란다. 주민에게 추앙받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북이 안정되고 경제회복을 달성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동생에 대한 순수한 바람이다. 도전한다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인터뷰 일시와 장소는 명시하지 않은 채 '이달 중순 중국 남부의 한 도시'라고만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남이 모습을 보이는 장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가봤더니 매우 닮은 사람이 나타났다"면서 "말을 걸었더니 본인이라고 인정했고 이쪽 신분을 밝혀도 경계하지 않았다. 매우 소탈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