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소설 ‘임꺽정’의 작가 벽초(벽초) 홍명희(홍명희·1888-1968·사진)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남북한 공동 학술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벽초 홍명희 학술회의 준비위원회(위원장 김승환 충북대 교수)는 오는 10월 6일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남북한 국문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벽초 홍명희의 생애와 문학’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준비위는 북한 사회과학원 소속 국문학자 등을 초청키로 하고,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승인을 신청해 현재 북한에 거주하는 벽초의 손자 홍석중(소설가)씨와 학술회의 참가자 선정과 진행방향 등에 대해 직접 협의할 방침이다.

학술회의는 기조강연과 종합토론으로 이뤄진다. 기조강연에서는 김윤식(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남북한 국문학 연구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강연한 후 북한 사회과학원, 중국 연변대학, 국내대학 교수 등 3명이 나서 북한-중국-한국에서 각각 바라본 홍명희 문학의 의의를 조명할 예정이다.

종합토론에는 학술회의 참가자들이 모두 참여해 ‘남북한 문학교류와 통일문학사 서술’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게 된다.

준비위는 지난 98년 6월에도 남북한 공동 학술회의를 추진해 성사 단계까지 이르렀으나 국내외 정치상황이 좋지 않아 행사계획을 취소한 적이 있다. 김승환 교수는 “이번 학술회의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양측 학자들이 문학을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벌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북한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벽초 홍명희는 충북 괴산에서 출생해 오산학교, 휘문학교, 연희전문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일제강점기에 조선일보에 소설 임꺽정을 연재했다. 광복 직후 월북해 북한정권 수립에 참여, 부수상을 지내기도 했다.

/유태종기자 tjyou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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