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4년간 특수부대 병력을 8만명 늘려 2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 특수부대는 1개 여단(1200여명)이 줄어 현재 2만명에도 미달한다.

특수부대는 적의 후방(後方)에서 정찰·폭파·교란 등 비정규전을 수행하기 위해 고도의 훈련을 받는 부대다. 북한은 이미 세계 최대의 특수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주력 특수부대인 11군단을 강화하고, 경보병사단과 경보병연대를 추가 편성하고 있는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북한은 해상에선 시속 80~90㎞의 공기부양정이나 고속상륙정으로, 육상에선 땅굴을 통해, 공중에선 AN-2 수송기나 헬기로 수만 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짧은 시간 안에 남한에 침투시킬 수 있다. 북한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29해상저격여단이 지난달 남포에서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들과 합동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이 남한에 대해 우위를 갖고 있는 대표적 비대칭(非對稱) 전력이 핵과 특수부대 두 가지다. 북한의 계산은 정규전으로는 한미연합군을 당할 수 없지만 특수부대원들을 남한의 도시나 산악에 침투시켜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전후방을 동시 전장화(戰場化)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기에 맞서 침투한 북한 특수부대를 제압하는 임무를 띤 3개 특공여단 중 1개 여단이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 2020’에 따른 병력감축 계획으로 해체됐다. 육군 특전사와 특공여단, 해군 특수전 여단인 UDT와 SEAL, 해병대 특수수색대, 공군 항공구조대 등 우리 특수부대들을 모두 합쳐봐야 북한 11군단 4만여명의 절반도 안 된다.

북한의 특수부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 또 테러를 포함한 새로운 안보 위협을 저지(沮止)하려면 우리 국군의 특수부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육·해·공군에 쪼개져 있는 각군 특수부대들이 합동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각 부대의 성격에 따라 그에 적합한 무기체계도 갖춰줘야 한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특수부대가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 도발을 막는 데 최적(最適)의 장소에 자리잡았는지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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