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TV는 21일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경기를 가진 북한-포르투갈전을 7-0 참패에도 불구하고 전경기를 생중계했다./연합뉴스



북한 군부가 작년 남아공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북한축구선수단이 대패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소식통을 인용,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전(6·16)에서 2:1로 선전한데 고무돼 포르투칼전을 북한 전역에 생중계했지만 7:0으로 대패하자 사기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군부가 강력히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책임자 처벌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훈 감독(54세)은 대표팀 감독에서 해임됐고 북한내에서 정치, 사회적 매장을 의미하는 출당 조치를 당했다.

또 장산 축구협회 부위원장과 체육성 조직비서는 정신 재무장을 위한 6개월 노동 교화형을, 대표선수들은 모두 체육인 사상비판에 회부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월드컵 이후 세계 언론이 김정훈 감독 처벌설을 잇달아 제기하자 지난해 8월 FIFA측에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는 서한을 전달했으며 지난해 11월23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지도자의 밤' 행사에 동명이인을 의도적으로 참석시키는 등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포르투칼전에서 전반까지는 1:0으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후반에 6골이나 먹어 대패한 것은 김정훈 감독이 월드컵을 통한 업적쌓기를 노린 김정은 등 윗선의 무리한 지시에 따라 골을 연속 허용하면서도 공격 일변도로만 경기를 운영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전반전 종료이후 라커룸에서 정대세 선수가 '자신에게 왜 볼을 패스하지 않느냐'며 신경질적으로 걷어찬 물병이 주전 공격수인 홍영조 선수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아 선수들간 격렬한 언쟁이 발생함으로써 후반전 팀워크가 사분오열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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