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설 통해 '유화전술'로 돌변한 북한
말과 행동 정반대인 北… 작년 신년사 '민족협력' 강조, 결과는 천안함·연평도 공격
2009년 신년사엔 '비핵화', 결과는 로켓 발사·2차 핵실험
'적반하장'은 여전… "이명박 정부는 전쟁 하수인, 북남대화·민족화합을 파탄"


북한은 1일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등 3개 신문 공동사설 형태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남북)대화와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조선(북)이 북남대화의 필요성을 밝힌 만큼 남조선 당국의 정책 전환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반응이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북한이 작년(2010년) 신년사에서도 '남북관계 개선', '민족 협력'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3월 천안함 폭침에 이어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2009년에도 신년사설의 '말'과 그 해 '행동'은 정반대였다. 당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동북아 평화' 등을 언급했지만 4월 장거리로켓 발사에 이어 5월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올해도 북한은 "동북아 평화와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북) 의지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작년과 달리 비핵화 논의의 상대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올해 신년사설에 대해 "북측이 대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분석하면서도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측에 돌리면서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당국자는 "작년 12월 업무보고 때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언급했지만 전체적인 방점은 '통일 준비'에 있었다"며 "공동사설만 보고 당장 대화를 제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 英紙 “1700억짜리 김정은 집 짓는 중” 북한이 주민들의 굶주리는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후계자 김정은의 새 집과 집무실을 짓는데 1억파운드(약 1734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1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지 웹사이트에 실린 위성사진에서 왼쪽은 김정일의 집무실, 오른쪽에 신축한 15호 관저는 김정은의 집으로 알려져 있다


1일 북한은 이명박 정부를 '전쟁 하수인', '반통일 대결광신자'로 비난한 뒤 "외세와 야합해 전쟁도발 책동을 벌이면서 북남 대화와 민족 화합을 파탄시켰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전쟁이 억제되고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사업이 진행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북)의 선군정치와 인내의 결과"라고 말했다. 또 "온 민족이 전쟁 반대, 평화 수호를 위한 애국 투쟁에 총궐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통일부는 "남남(南南)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한편, 올해 사설에서 '김정은'이란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표현을 썼다. 북한에서 '당중앙위원회'는 후계자를 의미한다. 또 '김일성 민족', '김일성 조선'이란 용어를 사용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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