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18일 북한의 협박과 중국.러시아의 자제 요청은 연평도 사격훈련의 시행 시기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군은 내주초 기상여건 등을 고려해 사격을 예정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은 우리 군의 정당한 훈련으로 반드시 실시한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준비해왔다”며 “일각에선 외부영향으로 연기 또는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상상태를 고려해 보다 좋은 여건에서 사격훈련을 하기 위해 여건을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며 “북한의 협박이나 외교적 변수는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미 공지한 훈련기간(18~21) 중 최적의 날짜를 선택해 사격을 실시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기상여건을 고려할 때 18일이나 19일보다는 20일과 21일 중 하루가 훈련을 하기에 양호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북한이 전통문을 보낸 것이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자제를 요청한 것은 훈련 실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격훈련 도중에 북한이 도발을 해오면 도발원점을 파악하고 이를 타격하는데 18~19일보다는 20~21일의 기상조건(관측여건 등)이 더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육.해.공군 합동전력운용의 용이성도 훈련시기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군은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 기지에 비상출격 명령태세를 유지토록 하는 등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주한미군 20여명이 참여해 통제, 통신,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 등 9명도 훈련을 참관한다.

한미 연합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주한미군 20여명은 이미 연평도에 들어갔고 군정위 및 유엔사 대표들도 조만간 연평도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구역은 가로 40㎞, 세로 20㎞의 연평도 서남방 방향의 우리 해역이며, 사격훈련에는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훈련에 앞서 연평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자진 철수를 유도하되 잔류를 희망하는 주민은 방공호로 대피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전날 우리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재개와 관련,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연평도에서 계획하고 있는 해상사격을 즉각 중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연평도 포사격을 강행할 경우 공화국(북한) 영해를 고수하기 위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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