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 봉쇄가 강화돼 탈북 도강(渡江) 비용이 크게 올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12월 초 미국 동부지방에 거주하는 탈북자 김철민(가명)씨는 국경 경비가 강화되고 도강비용이 크게 올라 동생을 탈북 시키려던 꿈을 접어야 했다.

김씨는 "탈북 비용은 장난이 아니에요. 지금 통제가 강화됐으니까 청진이나 단천에 있는 사람을 탈북시키는 데 무조건 400만원씩 내라고 해요. 그것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가지고 턱없이 많이 불러 형편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두만강 변에서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는 한 중국인이 탈북 비용으로 한국 돈 400만원, 미화로 3500달러나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워싱턴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드는 왕복 비행기 요금이 2천 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두만강을 건너는 비용이 태평양을 횡단하는 것보다 더 비싸다"고 푸념했다.

방송은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 "이처럼 탈북 비용이 상승한 이유는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 탈북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는 다른 중국인들도 "요즘 북한 쪽 경비가 강화돼 한 사람을 넘기는데 400만원을 내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만 해도 탈북 비용은 한국 돈 200만원~250만원 정도였지만 보름새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탈북을 시키자면 북한 국경경비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중앙당과 인민군 보위사령부, 국가보위부 검열단들이 국경지역에 파견되면서 국경이 꽉 막혔기 때문이다.

방송에 따르면 2005년 서울에 온 탈북자 김순화(가명)씨는 그가 얼마 전 함경북도 청진에 있던 남동생을 데려오기 위해 정착금과 식당일로 푼푼이 모았던 돈을 고스란히 내줘야 했다.

김씨는 "12월만 되면 국경일대에 국가보위부와 보위사령부 검열이 내려오는데 이들이 내려왔다 올라갈 때는 보따리가 불룩해 올라간다"며 "명절준비에 여념이 없는 권력기관의 행태를 비꼬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도 14일 "김정은의 지시로 중앙당과 국가보위부, 보위사령부 검열대가 국경지역에 파견돼 탈북자 색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김정은의 지시로 5호 담당제가 3호 담당제로 바뀌는 등 주민들 사이의 감시가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북한 지역에서 쌀을 비롯한 물가가 폭등하고 환율도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현재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쌀 1kg은 1700~1800원, 옥수수는 4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청진시 암거래 시장에서 인민폐 100위안은 북한 돈 3만5000원으로 지난 11월에 비해 거의 70%나 올랐다고 방송은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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