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와 관련, “북한은 이번 연평도 포격으로 무고한 민간인까지 희생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여사는 이날 저녁 서울 63빌딩과 독일 베를린에서 동시 개최되는 김 전 대통 령 노벨평화상 수상 10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남북 당국은 더 이상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더 이상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남북은 즉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국제사회도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대화로 문제를 푸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한반도를 덮고 있는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는 일”이라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한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연설을 언급한 뒤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남북이 평화롭게 살면서 통일을 위해 힘써 나가자”고 덧붙였다.

또 강연에 나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야당 시절 동방정책을 비판했던 독일 기민당도 집권 후에는 13년 동안 추진된 동방정책을 그대로 계승해 집권 7년만에 통일을 완성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독일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행사에 참석중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베를린자유대학 강연에서 “지난 10년간 진보정부는 한편으로는 안보태세를 유지해 평화를 지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통해 평화를 만들어나갔다”며 “최근 3년 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됐으나 결코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여사는 노벨평화상 상금 이자와 참가자들의 후원금으로 마련한 쌀 1천300포대를 13개 무료급식기관에 전달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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