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찾은 나카소네… 나카소네 야스히로(왼쪽) 전 일본 총리가 7일 김종필 전 총리의 서울 청구동 자택을 방문해 김 전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7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당시 우리 군이 북한군 진지가 있는 옹진반도 전체를 전투기로 폭격해 쑥대밭으로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해 K-9 자주포로만 응사한 우리 군의 대응에 울화가 치밀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초 금융위기 등 여러 어려움에 대체로 잘 대처해왔지만 이번에는 배짱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미국·중국이 뭐라 하든 안보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처럼 우리 스스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의 각오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북한은 1953년 휴전 이후 정전협정을 밥 먹듯 위반한, 도발을 일상화해온 집단"이라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게 공산주의자의 특징이다. 우리가 강하게 응징해도 북은 절대 전면전으로 확전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 만큼 강하게 응징하는 것만이 북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북한과 충돌하면 경제 상황이 악화된다거나 전쟁이 난다'며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우리 경제 체질이 그렇게 허약하지 않고 전쟁도 쉽게 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안보 위기에선 정치지도자들이 민심의 두려움에 편승할 게 아니라 민심을 이끌어가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군사 지도자들 중 전쟁을 주도적으로 치러본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북의 추가 도발 시 강력한 응징 방침을 천명한 데 대해 "국방장관 인사청문회를 보니 북한이 임자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눈빛이 살아있던데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를 만났다. 김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인 만큼 한·미·일 3국이 잘 협력해 대처해야 한다"고 했고, 나카소네 전 총리도 공감했다. 이날 만남은 일·한(日·韓)협력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방한한 나카소네 전 총리가 안부 인사차 요청해 이뤄졌으며,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전 일본 외무상(현 참의원)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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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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