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습격했던 ‘무장공비’ 김신조(68) 목사가 지난주 본지에 연락을 해왔다.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공격을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5일 인터뷰에서 “42년 전 우리(공비)가 청와대 근처까지 간 것은 남한이 정신을 못 차렸기 때문인데, 42년이 지난 지금도 남한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남한 사람들이 북한 정권을 너무 모른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 목사는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곧바로 정찰총국 소행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내가 인민무력부 총정찰국 출신이다. 정찰국은 그때 벌써 어뢰로 남한 함정을 공격하는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선 “전쟁”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공격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큰 사건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 도발과 관련, “정전협정 이전의 북한 지역 등에 대한 육상 도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한 후방을 공격할 경우, 전면전으로 가고 중국도 북한을 돕기 어렵기 때문에 최전방에서 도발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날 김 목사는 “지금 젊은이들은 왜 군대에 가는지, 왜 훈련을 받는지 모른다. 주적(主敵) 개념이 없다. 북한이 과거에 한 짓을 다 잊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일을 위해 인민들이 희생당하는 그 나라(북한)도 정신 무장을 하는데, 나 자신을 위해 산다는 우리나라는 적과 싸우겠다는 정신 자세가 없다”고 했다.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정신이 무너진 군(軍)이 다루면 그건 고철”이란 말도 했다.

김 목사는 “나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남한 공산화를 위해 내려온 사람”이라며 “(지난 10년간) 남북이 오갔다고 해서 북한이 공산화 전략을 포기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한 국민은 북한이 도발을 안 할 것이란 ‘착각’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김 목사에 따르면 북한은 남한의 정치·사회적 변화에 따라 비폭력과 폭력 전술을 번갈아 사용한다. 김 목사는 “좌파 정부 시절 서울이 평양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김정일 찬양하고, 주체사상 선전하고, 친북(親北)세력이 커지는 등 북한의 비폭력 전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 만나고 와서 영웅이 된 것처럼 자랑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했다. 김 목사는 “(지난 10년간) 우리(남)는 퍼주고 북한은 그걸로 핵무기 만들고 군사력을 키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이런 비폭력 전술이 잘 먹히지 않자, 천안함과 연평도를 공격하는 등 1968년처럼 폭력 전술을 다시 쓰게 됐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더 이상 북한 정권에 속지 않도록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윤일건 기자 yoonik@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